전문가칼럼

인구 구조 변화가 대구 부동산에 던지는 질문…고령화와 1인 가구의 이중 파도

입력 2026.04.07 19:58수정 2026.04.07 19:58
기획·심층보도
인구 구조 변화가 대구 부동산에 던지는 질문…고령화와 1인 가구의 이중 파도

대구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가장 큰 장기 변수는 결국 인구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토대로 대구의 인구 구조 변화와 그것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함의를 짚어본다.

2015년 대구 인구는 약 250만 명이었다. 2020년에는 약 243만 명, 2025년에는 약 237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10년 사이 약 13만 명이 줄어든 셈이다. 이는 연평균 약 1만 3천 명씩 감소하는 속도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는 대구 인구가 2035년 약 220만 명, 2045년 약 200만 명 수준으로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구 감소만 보면 부동산 수요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부동산 수요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 수'가 아니라 '가구 수'이기 때문이다. 같은 인구라도 1인 가구가 늘면 필요한 주택 수가 오히려 증가한다. 이 지점에서 대구의 특징이 드러난다.

2015년 대구 총 가구 수는 약 96만 가구였다. 2020년 약 103만 가구, 2025년 약 107만 가구로 증가했다. 인구는 줄었지만 가구 수는 오히려 늘어난 역설이다. 이는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급증 때문이다. 2015년 대구 1인 가구 비중은 약 27%였지만, 2025년에는 약 35%까지 올라왔다. 2인 가구까지 합치면 전체 가구의 약 60%가 소형 가구다.

이 변화는 주택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과거 3~4인 가구 중심 시대에는 전용 84㎡ 중형 평형이 주류였다. 지금은 전용 59㎡ 소형 평형과 전용 100㎡ 이상 대형 평형의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 1인·2인 가구는 소형을 찾고, 3세대 동거 가정이나 여유 있는 시니어 가구는 대형을 찾는 구도다.

연령 구조 변화도 극적이다. 2015년 대구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약 14%였지만, 2025년에는 약 22%까지 증가했다. 초고령 사회 진입 속도가 전국 평균보다 빠르다. 2035년이면 고령 인구 비중이 3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인구 증가는 부동산 수요에 특별한 영향을 미친다. 고령자들은 대부분 자가 보유율이 높고, 기존 주택을 이미 보유한 상태다. 이들이 사망하거나 시설에 입소하면 주택이 시장에 풀리게 된다. 이른바 '유산 매물'이 늘어나는 현상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매물 증가가 시장에 공급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고령자들은 '편의성 중심'의 주거지를 선호한다. 계단이 없는 아파트, 병원 접근성이 좋은 지역, 도보권에 생활 편의 시설이 있는 곳이 선호된다. 이는 도심 내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의 수요를 지지하는 요인이 된다. 반면 교통이 불편한 외곽 저층 주택의 수요는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

청년층 유출은 대구의 가장 큰 장기 리스크다. 2015~2025년 10년 동안 대구의 15~29세 인구 순유출은 약 10만 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청년층 유출은 단순히 인구 감소가 아니라 '미래 수요의 선취된 감소'를 의미한다. 이들이 수도권에서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면 그 가족 단위 전체가 대구에 돌아오지 않는다.

다만 최근 5년간 청년 유출 속도가 다소 완화되는 조짐이 있다. 대구혁신도시, 수성알파시티, 테크노폴리스 등 산업 클러스터가 자리 잡으면서 일부 청년 일자리가 생겼다. 2024~2025년 대구 15~29세 순유출은 연간 약 6천~7천 명 수준으로, 2015~2018년 연간 1만 명 수준보다는 감소했다. 여전히 순유출이지만 속도가 늦춰진 것은 긍정적 신호다.

인구 구조 변화가 부동산 투자에 주는 교훈은 몇 가지다. 첫째, 지역 선택에 있어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수요 기반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청년층 유입이 꾸준한 지역과 인구 감소가 심한 지역은 10년, 20년 뒤 시세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둘째, 평형 구성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대형 평형의 수요 감소가 뚜렷해질 수 있고, 중형과 소형 간 선호도 차이도 커질 수 있다. 셋째, 편의성 중심의 역세권 도심 입지가 장기적으로 유리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책적 차원에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대구가 청년층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 교육 환경 개선, 문화·여가 인프라 확충 등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장기 건강성을 좌우하는 근본 요인이다. 집값을 지탱하는 것은 결국 그 지역에 살고 싶은 사람의 수이기 때문이다.

대구 부동산의 미래는 인구 구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단순히 과거의 성공 공식(수성구 학군, 대형 평형, 브랜드 프리미엄)을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인구 구조에 맞는 주거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1인 가구를 위한 편의시설 완비형 소형 아파트, 시니어를 위한 배리어프리 설계, 3세대를 위한 가변형 대형 평면 같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구는 가장 느리게 변하는 변수이지만, 가장 확실하게 작용하는 변수이기도 하다.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는 이 장기 변수를 시야에 두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오늘의 선택이 20년 뒤에도 유효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은, 결국 그 지역의 인구 구조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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