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구 건설업 고용 변화…분양 침체기가 남긴 지역 일자리 그늘

입력 2026.04.02 17:55수정 2026.04.02 17:55
기획·심층보도
대구 건설업 고용 변화…분양 침체기가 남긴 지역 일자리 그늘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집을 사고파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분양이 줄면 건설이 줄고, 건설이 줄면 일자리가 사라진다. 통계청 지역별 고용 조사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대구 건설업 고용 변화를 추적했다.

2021년 대구 건설업 취업자 수는 약 8만 명 수준이었다. 전체 취업자 중 약 6.5% 비중이었다. 이 시기는 대구 분양 시장이 활황이었던 마지막 해로, 연 2만 호 이상의 신규 분양이 이어지면서 건설 현장도 바쁘게 돌아갔다. 직접 고용된 공사 현장 노동자, 그리고 건설 관련 연관 산업(자재, 운송, 설계, 감리 등)의 간접 고용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었다.

변화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신규 분양이 급격히 줄었고, 기존 현장의 공정만 진행되는 '조용한 침체'가 이어졌다. 2023년 대구 건설업 취업자 수는 약 7만 3천 명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8.7% 감소했다. 불과 1년 사이에 7천 명 가까운 건설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2024년은 더 어려운 해였다. 2023년에 착공이 급감한 여파가 현장 공정으로 이어지면서 일부 건설 현장은 일시적으로 공사를 멈추거나 공정을 늦추는 사례가 나타났다. 2024년 연평균 건설업 취업자 수는 약 6만 9천 명까지 줄었다. 2021년 대비 약 14% 감소한 수치다.

일자리 감소의 형태도 주목할 대목이다. 정규직 관리자나 기술자보다 일용직·계약직 노동자의 감소 폭이 훨씬 컸다. 건설 현장에서 주된 노동력을 제공하는 일용직은 경기 변동에 가장 민감한 계층이다. 이들의 소득 감소는 곧바로 지역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자영업 업황에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승수효과'가 부정적으로 작동한 구간이다.

지역별로 보면 공사 현장이 집중된 구·군의 피해가 더 컸다. 달서구, 북구, 동구는 상대적으로 대규모 신규 분양 단지가 많이 추진되던 지역이라 건설업 고용 비중이 높았다. 이 지역의 일용직 노동자 중 상당수가 2023~2024년 일감을 찾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업종을 전환해야 했다.

2025년 들어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미분양이 소진되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을 재개했다. 동시에 착공 물량도 늘기 시작했다. 2025년 연평균 건설업 취업자 수는 약 7만 명 수준으로 회복됐다. 여전히 2021년 대비 낮지만, 2024년 저점 대비로는 의미 있는 반등이다.

2026년 초 대구 건설업 고용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월별 건설수주액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과거 호황기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건설업 고용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2026~2027년 분양·착공이 꾸준히 이어져야 하고, 이에 따른 공정 진행이 2~3년 누적되어야 한다.

건설업 고용 회복의 수혜는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일용직 노동자의 소득이 회복되면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이 늘고, 인근 식당·편의점·숙박업의 경기가 돌아온다. 건설 자재 납품 업체, 장비 렌탈 업체, 설계사무소 등 연관 산업도 함께 활기를 되찾는다. 부동산 시장 회복이 단순히 집값 상승이 아니라 지역 경제 회복의 엔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과거의 과잉 공급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수요에 맞는 적정 공급, 지역별 수급 균형, 품질 경쟁력 확보가 새로운 건설 생태계의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 중견 건설사의 생존력, 기술력 있는 전문 시공사의 육성, 안전한 공사 환경 조성 등도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건설업 고용 데이터는 부동산 시장의 보이지 않는 뒷면을 보여준다. 집값과 거래량만 보면 드러나지 않는, 지역 경제와 노동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이 숫자들 속에 숨어 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된다는 것은 단순히 매매 수치가 좋아지는 것을 넘어, 지역 구성원들의 삶의 기반이 회복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구 건설업 고용 회복이 지역 경제 전반의 회복 신호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기획·심층보도] 본 기사는 DIMVIS 편집국이 공개 데이터 및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심층 기획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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