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구 가계부채 구조와 주담대 흐름…전국과 다른 경로를 걸은 이유

입력 2026.04.02 05:43수정 2026.04.02 05:43
기획·심층보도
대구 가계부채 구조와 주담대 흐름…전국과 다른 경로를 걸은 이유

전국 가계부채가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대구는 다소 다른 궤적을 그렸다. 한국은행 대구지역본부와 금융감독원이 공개하는 지역별 가계 금융 통계를 바탕으로 대구 가계부채의 구조적 특징과 주택담보대출 흐름을 분석했다.

2022년 말 기준 대구 가계부채는 약 70조 원 수준이었다. 이후 2023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2024년부터는 오히려 소폭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2025년 말 기준 약 68조 원 안팎으로, 3년 전 대비 약 2조 원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전국 가계부채가 10% 이상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왜 대구만 다른 경로를 걸었을까. 첫 번째 요인은 부동산 시장의 깊은 조정이다. 2022~2023년 대구 부동산 시장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가장 깊게 조정됐다. 이 기간 동안 신규 주담대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면서 주담대 신규 취급도 함께 감소했고, 결과적으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꺾였다.

두 번째 요인은 기존 주담대 상환이다. 금리가 급등한 2023년 일부 가계가 주담대를 조기 상환하거나 상환 속도를 높였다. 이자 부담이 월 수십만 원씩 늘어나면서 가능한 빨리 원금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특히 고정금리 전환이 어려운 변동금리 차주들이 상환을 서둘렀다.

세 번째 요인은 청년·신혼부부의 주택 구입 감소다. 대구의 청년층 유출이 지속되면서 신규 주택 구입 수요가 구조적으로 줄어들었다. 청년층 유출은 곧 신규 가구 형성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주택 수요 감소와 직결된다. 주담대 신규 취급의 핵심 고객층이 약해지면서 대구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인 것이다.

주담대 금리 추이도 체크해볼 만하다. 2022년 말 대구 지역 주담대 변동금리는 평균 5% 후반~6% 초반 수준이었다. 2023년에는 5%대에서 등락했고, 2024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했다. 2026년 3월 현재 대구 지역 주담대 변동금리는 3% 후반~4% 초반 수준이다. 약 2%p 하락한 셈이다.

금리 하락은 주담대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까지 위축됐던 대구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2025년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늘어났다. 다만 증가 속도는 완만한 편이다. 실수요자 중심의 건전한 수요 회복이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2022년 이전처럼 투자 목적의 과도한 레버리지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부채의 질적 구성도 주목해야 한다. 대구 가계부채 중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5% 수준이다. 나머지는 신용대출, 자영업자 대출, 기타 대출이다. 2023~2024년 고금리 시기에 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난 것이 대구 가계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대구의 자영업자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은 지역 경제의 주요 모니터링 지표가 된다.

연체율 추이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구 가계대출 연체율은 2022년 0.3% 수준에서 2024년 0.6% 안팎까지 올라갔다가, 2025년 들어 다시 0.5% 이하로 안정화됐다. 금리 인하와 함께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연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저소득·자영업자 계층에서는 여전히 연체 위험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다.

전망은 어떨까.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고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속되면 대구 가계부채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과거와 같은 급격한 증가보다는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 청년 유출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대출 규제(LTV, DTI, DSR 등)가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어, 레버리지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부동산 시장 관점에서 가계부채 추이는 중요한 선행 지표다. 가계부채가 건전하게 증가하는 국면에서는 주택 수요가 회복되고 거래가 활발해지지만, 급격한 증가는 금융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대구의 경우 현재까지는 '건전한 회복'의 궤도에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이 흐름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지역경제보고서에서 "대구 가계부채는 전국 평균 대비 안정적인 구조이지만, 자영업자 대출과 취약 차주 리스크는 지속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가계부채는 단순히 총액 증감만 볼 것이 아니라, 대출 용도, 차주 특성, 연체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는 다차원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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